아는 척

개발자를 떠나서 저는 아는 척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생각 이상으로 많은 경우 자연스럽게 아는 척을 합니다. 오늘은 아는 척을 하는 상황을 돌아보고, 어떻게 행동하고 싶은지를 논해 보려 합니다.

어떤 상황에 아는 척을 할까?

잠깐 생각해도 수십가지의 상황들이 떠오릅니다. 오늘은 경험의 유무를 기준으로 아래 두가지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써본 적 없는 기술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

써본적은 없지만 들어본 기술이라면 적당히 아는 척하며 기술에 대해 그냥 생각나는대로 떠들어 댑니다. 이러한 거짓말의 장점이라면 추후에 양심의 가책을 피하기 위해 정말로 해본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 수준이 흥미를 느껴 배우는 것에 한참 못미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해본 적 있는 기술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

해본적은 있지만 많이 모르는 기술이라면 저는 ‘이미 안다’라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이미’, ‘벌써’와 같은 단어를 자주 사용하며, 나아가서는 경험을 깎아 내기도 합니다. 모두 스스로가 대단한 사람인양 보이고 싶어 하는 말입니다. 장점이라면 내가 그 경험을 했다고 자랑하는 순간, 인정받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순간이 지나고 수치심으로 돌려받는 단점이 있습니다.

나는 왜 할까?

결국 아는 척은 그리 좋지 못한 것 같습니다. 장점에 비해 단점이 크고, 무엇보다 공통적으로 양심의 가책이 밀려오기 때문입니다. 이를 당장 그만두면 좋겠지만, 그게 쉽지만은 않다는 걸 매일 느끼고 있습니다. 이 시점엔 좀 더 근원적인 질문으로 들어가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왜 아는 척을 할까요?

인정 받고 싶은 욕구

저는 스스로에게 가혹한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성공은 저멀리에 두고, 실패를 친구 삼아 허우적 거렸습니다. 그것이 습관이 되어 스스로 인정 받고 싶은 욕구를 채우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 결과 제 3자의 인정이 제게 중요한 가치가 되었고, 아는 척을 많이 행한 것 같습니다.

아는 척은 순간의 인정을 받을 수는 있겠으나 결과적으로 수치심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약에 중독된 사람 처럼, 인정받는다는 상황에 취해 그동안은 적절한 언행을 조절하지 못했습니다. 평생을 이렇게 살아왔기에 아직 어떻게 행동하는게 좋을지 모르는 상태라고 말하는게, 제 상태에 대한 가장 정확한 표현인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럼 저는 아는 척을 줄이기 위해서 뭘 하면 좋을까요? 일단 지금 하고 있는 몇가지 시도들을 나열해 보았습니다.

작은 프로젝트 진행하기

저는 직업적인 성취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이에 따라 작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조금 조금씩 성취를 해나가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스스로를 인정하는 단계까지 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알고리즘 문제 풀기

얼마전까지 매일 1문제씩 푸는 활동을 진행했었습니다. 이 덕에 미라클 모닝도 하고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어느정도 익숙해지면 다시 시작하는 것을 염두하고 있습니다.

말 안하기

인정받고 싶은 상황에 아는 척을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 꾹 참는 방법입니다. 가장 타율이 떨어지지만 직접적인 방법으로 그 효과가 좋습니다. 출루라도 할 수 있도록 노력해 봐야겠습니다.

결론

결과적으로 저는 앞으로 아는 척을 안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솔직한 사람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솔직한 사람으로 타인의 신뢰를 받아 자연스러운 인정을 받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큽니다. 혹시 저를 만나신다면 제가 이런 사람이라는 것을 인지하시고 말을 약간 걸러 들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앞으로 많이 나아질 겁니다. 응원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